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9/0002743690?sid=10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린 빅 스텝을 밟으면서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8%대로 높아지면서 최근 2년 새 레버리지(차입투자)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으로 투자)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24일 현재 연 4.750∼6.515% 수준으로 작년 말(3.600∼4.978%)과 비교해 올 들어 6개월 새 상단이 1.537%포인트나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미국의 강도 높은 통화 긴축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으로 2.259%에서 3.948%로 1.689%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남은 세 차례(8·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2.75%까지 0.25∼0.50%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6%대 중반을 넘어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도 올해 말께 7%대를 넘어 8%에 근접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경험하는 금리 수준이다.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특히 2년 전 초저금리를 활용한 '영끌'·'빚투'로 무리하게 자산을 사들인 대출자 중에서는 올해 말 연 상환액이 30% 이상 급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A은행의 대출자 사례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기업에 근무하는 B씨(신용등급 3등급)는 2년 전인 2020년 6월 17일 주택담보대출 4억7000만원, 신용대출 1억원 등 모두 5억7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려 14억5000만원의 서울 서대문구 34평형(전용면적 84.93㎡) 아파트를 매입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은 매달 30년 동안 원리금 균등 상환으로 갚기로 했고, 금리는 6개월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에 따라 바뀌는 변동금리를 택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1년마다 대출기한을 연장하면서 일단 월 이자(금융채 6개월물 금리 연동)만 내는 일시상환식으로 받았다.
이 대출자에게 초기 6개월간 적용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2.69%, 신용대출 2.70%였다. 이에 따라 연 환산 원리금 상환액은 2554만5952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2284만5952원+신용대출 이자 270만원), 월 상환액은 212만8829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올해 6월 17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각 3.61%, 4.41%로 높아졌다.
연 원리금 상환액은 2991만8223원으로 최초 대출 시점보다 17.1%, 월 납입액(249만3194원)도 36만4365원 늘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2.75%까지 올리고, 이 상승분만큼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올해 12월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1%, 신용대출 금리는 5.41%에 이른다.
이 경우 연·월 상환액은 3394만7544원, 282만8962원으로 2년 반 전보다 32.9%(840만1591원, 70만133원)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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