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예년과 달리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동학개미도, 서학개미도 주식 시장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정체 현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수차례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 투자 심리가 크게 얼어붙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57조5671억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414,500원 ▼ 10,500 -2.47%)이 공모주 청약 열풍을 불러오면서 시중 자금을 대규모로 빨아들인 1월 19일(53조8056억원)과 20일(54조2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쓰인다.
올해 1월 말 예탁금은 75조원대였지만, 지난달부터 50조원 후반대로 줄었다. 올해 1월 70조3447억원을 기록한 후 2월 63조4254억원, 3월 63조2826억원, 4월 61조4062억원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유동성 장세가 막을 내리고 하락장이 본격화하면서 개인들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월까지 월간 순매수를 이어가던 개미는 5월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거래대금도 감소 추세다. 지난 5월 한달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3억원 정도 주식을 순매도 했는데, 연초 이후 월 단위로 순매도를 기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증시는 계속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330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지난달 중순에서 2500선까지 추락했다.
비슷한 시기에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처음으로 10조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5월(2~27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436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2600선에서 횡보장을 이어가던 국내 증시는 이날 또 다시 2500선으로 내려 앉았다.
국내 주식 뿐 아니라 해외주식 거래량도 줄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4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해외증권투자가 8107억달러(약 1037억6960억원)로 전분기대비 240억달러(약 30조7200억원) 줄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감소한 것은 2020년 1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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