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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단독] 한국도 주식 팔고 다음날 대금정산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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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주식을 매도한 뒤 바로 다음 영업일에 대금을 정산받는 ‘T+1’ 제도를 이르면 2024년 말 도입을 검토한다. 현재 이틀인 결제 기간을 하루로 줄여 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반대매매 등으로부터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개인 투자자들은 크게 환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사들은 시스템 개편이 필요한 일이어서 난감해 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와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청산결제발전위원회’를 소집하고 T+1 도입 검토를 시작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르면 2024년 말이나 2025년 T+1을 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주식을 사고팔 때는 거래가 완료되기까지 2영업일이 걸린다. 예컨대 A씨가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월요일에 팔면 수요일에 현금이 입금된다. 금요일에 주식을 팔면 그다음 주 화요일에 대금을 찾을 수 있다. 중간에 공휴일이 끼면 정산 기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하지만 T+1 제도가 도입되면 이 기간이 대폭 줄어 투자자가 현금을 더 빨리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돈’인 만큼 전체적인 자본 거래의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T+1 도입에 불을 지핀 건 미국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월 2024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T+1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SEC 발표 직후 시장 조사에 이어 위원회를 발족,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T+1이 계획대로 도입되면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T+2 하에서는 결제 대금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자유로운 투자 활동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급락장에서는 신용거래를 한 뒤 주식을 팔아도 입금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에 반대매매 피해를 보는 사례도 많았다.

다만 청산결제 체계에 이해관계자가 다수 얽혀있어 도입까지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T+1 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T+2에 맞춰져 있는 모든 시스템을 들어내고 새로 개발해야 한다”며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변화를 개별 증권사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영세 증권사는 자력으로 시스템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 관행과 노하우가 T+2에 맞춰져 있는 기관투자자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가 T+2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만 먼저 도입하면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만 결제를 하루로 줄이면 하루의 시차가 생겨 국제 거래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 당장은 글로벌 입법·정책 추이를 지켜보며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며 “유관부처나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의, 시장상황 변화 등에 따라 일정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T+1의 다음 단계인 ‘T+0’(당일 혹은 즉시 결제) 도입에는 선을 그었다. 기술적 가능 여부를 떠나 거래 안전을 위해 현재로서는 도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결제 불이행 같은 금융사고는 한 번만 일어나도 웬만한 기업을 도산시킬 수 있다”며 “청산결제의 주목적은 금융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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